AI의 제안
사실 인공지능(AI)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는 꽤 오래전부터 세상의 화두였잖아. 남들 다 아는 트렌드를 늘 한발짝 뒤에서 구경만 하다가, 이제야 "나도 한번 최신 문물 좀 접해보자" 싶어 바이브 코딩을 시작해봤어.
막상 마음은 먹었으나 첫걸음부터 아득하더라고. 배경지식이 전혀 없었거든.
그러다 보니 뭘 물어봐야할지, 뭘 만들어야할지도 몰랐지. 유튜브를 틀면 관련 콘텐츠가 홍수처럼 넘쳐나는데 코딩의 '코' 자도 모르는 어떤 베이스도 없는 내겐 그 넘치는 정보가 오히려 벽을 느끼게 했어.
그래도 이왕 '바이브 코딩'을 해보기로 했으니 AI 녀석에게 다 맡겨보기로 했어.
그런데 고민이 무색하리만큼, AI는 나 같은 왕초보가 올 줄 알고 미리 준비라도 해둔 듯 척척 계획을 세워줬어. 시키는 대로 코드를 복사해 넣고 하나씩 실행해 보는데 장담컨대 소싯적 밤새가며 했었던 웬만한 컴퓨터 게임보다 훨씬 흥미진진했어.
이미 판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들에겐 하품 나오는 기본기일지 몰라도, 배경지식이 전무한 내 눈에는 그저 신세계였지.
그렇게 AI가 이끄는 친절한 바다를 순항하던 중, 녀석이 툭 던진 한마디가 관심을 끌었어.
"이참에 삼촌만의 홈페이지를 한번 만들어 볼까요?"
실제로 추천해준 과정 중 하나였어.
"어? 만들어 볼까?" 사실 끌려갔다고 보는게 맞을거야.
그러자 녀석은 기다렸다는 듯 얄미울 정도로 자신만만하게 대답하는거야.
"당연하지."
'그래. 뭐 만들어 보는거지.'라는 생각이었고 이 녀석과 투탁거리며 공부하는 과정을 기록할 블로그를 만들어 보면 재미있겠네 싶은 마음도 컷으니까.
네이버 블로그 대신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
블로그를 하기로 마음먹고 제일 먼저 고민한 게 "어디에 지을 것인가"였어. 네이버나 티스토리를 썼다면 그날 바로 첫 글을 올렸을거야. 계정 하나 만들고 글쓰기 버튼만 누르면 되니까.(소싯적에 블로그 한번씩은 다들 해봤잖아.)
그런데 생각해보니 애초에 이 일을 벌인 이유가 바이브 코딩을 해보자는 거였으니 이미 남이 다 지어놓은 집에 세 들어 사는 것과 서툴러도 내 힘으로(정확히는 ai 손을 빌려서) 집을 짓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잖아.
그래서 기존 플랫폼 말고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어 보기로 했지.
녀석한테 셋을 나란히 놓고 설명해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갈라주더라고.
| 어디에 짓나 | 주소 | 시작하는 데 걸리는 일 | 내가 고칠 수 있는 범위 |
|---|---|---|---|
| 네이버 블로그 | 네이버가 준 주소 | 계정 만들고 바로 글쓰기 | 정해진 스킨 안에서 |
| 티스토리 | 티스토리 주소, 도메인 연결 가능 | 계정 만들고 바로 글쓰기 | 스킨과 HTML 일부 |
| 직접 홈페이지 | 내가 산 도메인 | 뼈대부터 만들어야 함 | 전부 다, 대신 전부 내 몫 |
맨 아랫줄만 유독 품이 많이 드는 게 눈에 보이지. 그런데 나는 그 품이 목적이었어. 글을 쓰려고 블로그를 만드는 게 아니라, 만드는 과정이 궁금해서 벌인 일이었으니까.

편한 길을 두고 굳이 돌아가는 길을 택한 셈이지만 이 조차도 재미있었어. 마치 새로운 던전에 들어가는 기분이랄까.
홈페이지 만들기 다섯 단계를 먼저 그렸다
방향을 정했으니 다음은 순서였어. AI 조카와 상의해서 큰 그림을 먼저 그려봤어. 아이디어를 정리하고, 방향을 상의하고, 골격을 세우고, 페이지를 올리고, 마지막으로 깃허브에 올리는 다섯 단계였지.
| 단계 | 하는 일 | 그날 내가 한 것 |
|---|---|---|
| 1 | 무슨 블로그를 만들지 정하기 | 삽질 기록용이라고 말해줬어 |
| 2 | 어디에 지을지 정하기 | 직접 만들기로 골랐지 |
| 3 | 뼈대 세우기 | 녀석이 도구를 골라줬어 |
| 4 | 페이지 얹기 | 홈, 소개, 글 상세, 아카이브 |
| 5 | 깃허브에 올리기 | 여기서 제일 헤맸어 |
깃허브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사실 여기서 많이 어려웠어. 사칙연산 하다가 방정식 푸는 중학생 기분이 이랬을까?(요즘도 중학생이 방정식 배우나?) 아무튼 이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할게.

말로 정리하니 그럴듯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한 단계 한 단계가 다 처음 넘는 산이었어.
도면 한 장 못 보는 건축주
솔직히 고백하자면, 시작하는 그 순간까지도 아예 그림이 잡혀있지 않았어. 엑셀, 한글 등 국민 소프트웨어 아니면 게임이나 해봤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AI 조카를 붙잡고 웹사이트라는 걸 세워보겠다고 나선 셈이니까. 어떻게 보면 좀 무모했지.(알고보니 그리 어려운 과정은 아니더라고.)
블로그 뼈대가 되는 페이지 네 개
다행히 ai는 "일단 뼈대부터 세우시죠."라며 방향을 잡아줬고 이름도 낯선 도구로 기본 골격을 만들고, 그 위에 페이지를 하나씩 얹었지. 홈, 소개, 글 상세, 아카이브. 익슥한 이름이지만 내가 만들려니 조심스러웠어.
넷이 각각 무슨 일을 하는지는 녀석이 이렇게 설명해줬어.
| 페이지 | 하는 일 |
|---|---|
| 홈 | 최근 글을 늘어놓는 첫 화면 |
| 소개 | 나와 이 블로그가 뭔지 적어두는 곳 |
| 글 상세 | 글 한 편을 펼쳐 보여주는 틀 |
| 아카이브 | 지난 글을 날짜순으로 모아둔 목록 |
듣고 보니 남의 블로그에서 늘 보던 것들이더라고. 매일 지나다니던 건물의 층별 안내도를 그제야 읽은 기분이었어.

페이지 하나를 완성할 때마다 "이게 진짜 되는구나" 싶어서 몇 번이고 새로고침을 눌러댔어. 뭐가 만들어기는 하는데 이해하고 했던건 아니야. 그냥 철마(?)처럼 달리다 보니 홈페이지는 완성되어 갔어. 조각을 모으듯 올라가는 건축물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들었지.(사실 내가 한 건 없어. 얘가 다 했지.)
마감재 하나 놓는 것도 일이었다
한번씩 방지턱에 덜컥거리기도 했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됐고 가끔식 원인 모를 에러들을 마주할때면 물 없이 고구마 먹는 기분이 들었지만 이 과정도 재미가 있더라고. 이 나이(사실 요즘은 내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진 않아. 뭐? 어쩌라고?)에 새로운 걸 배우면서 이렇게까지 몰입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지.
깃허브에 처음 올린 날

그렇게 지은 결과물을 깃허브라는 곳에 처음 올리던 순간은 지금도 또렷해. 녀석 말로는 만든 파일을 통째로 보관해두는 창고 같은 곳인데, 언제 뭘 고쳤는지가 줄줄이 남아서 되돌리기도 된대. 나중에 배포할 때도 여기가 출발점이 된다는 거야.
"커밋"이니 "푸시"니 하는 낯선 단어들 앞에서 몇 번을 망설이다 결국 버튼을 눌렀지. 머리론 별일 아닌 걸 알았지만 긴장을 많이 했어. 내 정보가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올라간다고?(여기저기 정체모를 사이트에 회원 가입은 다 하면서 말이야.)
오늘 공사는 여기까지
기초적인 검색엔진 최적화까지 손대고 나서, 그날은 딱 거기서 멈추기로 했어. 실제로 세상에 공개하는 배포는 다음으로 미뤄뒀지.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느낌이었고, 무엇보다 하루 만에 너무 많은 걸 욱여넣고 싶지 않았거든.
지나고 보니 남들 다 쓰는 플랫폼을 마다하고 돌아간 그 선택 덕분에 이만큼이라도 남는 게 있었어. 시작이 반이라지만 사실 나는 시작만 열두 번은 한 것 같아. 바로 만들기로 한 거 같지만 사실 갈팡질팡을 좀 했거든. 그래도 그 열두 번이 쌓여 이 블로그가 만들어졌으니 꽤 괜찮은 하루였어.
그 뼈대 위에서 글 쓰는 방법을 다시 고민하던 이야기는 마크다운으로 블로그 글 쓰기에 이어 적었어.


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