넷리파이 배포 직후 빨간 글씨가 넷 떴다
블로그를 세상에 공개한 이야기는 따로 적어뒀어. 거기선 준공식이 꽤 순조로웠던 것처럼 써놨는데 사실 그날 나는 빨간 글씨를 여러 번 마주쳤어.
미리 말해둘게. 지금 다시 보면 넷 다 큰 에러가 아니야. 아는 사람이 보면 "그게 뭐?" 하고 넘어갈 것들이지.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던 그날의 나한테는 전부 에러였어. 이 글은 그 심정으로 쓴 거야.
코딩 공부하면서 알게 된 게 하나 있다면 화면에 뜨는 빨간 글씨는 심장에 참 해롭다는 거야. 마치 시골 강아지처럼 말이야. 의미는 다르긴 하지만.
먼저 만난 건 도메인 쪽이었어. 가비아에서 안내판을 적는데 저장을 누를 때마다 "CNAME타입의 값/위치는 점(.)으로 끝나야 합니다"라고 거절을 당하는 거야. 주소 끝에 마침표를 찍으라는 뜻이었어. .netlify.app이 아니라 .netlify.app.이라고.
카톡할 땐 마침표 찍으면 화난 사람 되는데 여기선 안 찍으면 접수를 안 해줘. 세상 참 어렵지. 이건 고장이라기보단 서식 안 맞으면 돌려보내는 민원 창구에 가까워서 이 정도로 넘어갈게.

진짜로 사람 심장을 쥐고 흔든 건 그다음 셋이야.

"인증서를 발급할 수 없습니다"
도메인을 연결하자마자 넷리파이가 시뻘건 글씨로 이렇게 겁을 줬어.
주소창에 자물쇠를 채워주는 그 인증서야. 발급을 못 한다니, 산 지 한 시간 된 도메인이 벌써 불량품인가 싶더라고.
물어보니 뜻이 딴판이었어. 실은 "안내판이 아직 온 동네에 안 퍼졌으니 조금만 기다리세요"였거든. 인증서를 내주려면 이 주소가 진짜 내 것인지 먼저 확인해야 하는데 그 확인이 안내판이 퍼진 다음에나 되니까 순서상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거야.
발급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아직 안 한 거였지.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더니 영어도 마찬가지야.
시간이 지나니 내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알아서 초록불로 바뀌더라고.
멈춘 듯한 배포 로그와 사라지지 않는 Pending 배지
나머지 둘은 더 싱거워. 싱거운데 그날은 안 싱거웠어.
배포 화면의 뱅글뱅글 도는 표시가 한참을 그 자리에서 돌고만 있길래 멈춘 줄 알았지. 알고 보니 본 공사는 진작 끝났고 마무리 청소가 몇 초 늦게 표시된 것뿐이었어. 이사는 다 끝났는데 사다리차가 아직 안 접힌 격이지.
Pending 배지는 설정을 다 맞게 해놨는데도 "확인 대기 중" 딱지가 한동안 안 떨어지는 거야. 이건 그냥 화면이 게으른 거였어. 새로고침 한 번에 사라졌어. 그 한 번을 누르기까지 내가 뭘 했냐면, 설정을 세 번 다시 확인했어.
셋 다 결론이 같아. 고장난 게 아니라 아직인 것. 세상에는 기다림과 새로고침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생각보다 많더라고.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야. 강태공 아저씨가 그랬지. 세월을 낚고 있다고.
그래. 별거 아니었어. 그런데 왜 내 엄지손톱이 반만 남은 거지? 혹시 나 새가슴인가?
넷리파이 SSL 인증서가 발급되기까지 네 단계
셋이 왜 하필 그 자리에서 뜨는지는 순서를 놓고 보면 알기 쉬워. 빨간 글씨는 전부 아직 안 끝난 단계를 내가 미리 들여다봐서 나온 거였어.
내가 그날 실제로 한 일이라곤 새로고침 한 번이 전부였어. 나머지는 순서가 알아서 흘러간 거지. 그걸 모르고 세 시간을 졸였으니, 뭐랄까, 라면 끓여놓고 냄비 앞에서 익기를 감시한 셈이야.
넷리파이 배포 오류 요약
| 증상 | 정체 | 처방 |
|---|---|---|
| 인증서 발급 실패 경고 | 안내판이 아직 안 퍼짐 | 기다린다 |
| 멈춘 듯한 배포 로그 | 이미 성공, 표시만 늦음 | 기다린다 |
| Pending 배지 | 화면이 게으름 | 새로고침 |
| CNAME 저장 거부 | 주소 끝에 점(.)이 없었음 | 마침표를 찍는다 |
정리하고 보니 처방전이 참 소박하지. 기다림 둘, 새로고침 하나, 마침표 하나. 넷 중 셋은 에러가 아니라 아직이었어.
그래도 후회는 안 해. 이때 졸이면서 들여다본 덕에 안내판이 퍼진다는 게 뭔지, 인증서가 왜 순서를 타는지 알게 됐거든. 안 졸였으면 그냥 초록불만 보고 넘어갔을 거야. 그러니까 새가슴도 쓸모가 있다는 얘기지.






